[한국 현대영미드라마 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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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비대한 천국
김정호  2002-09-19 05:53:47, 조회 : 2,147

미국에 와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을 꼽자면 그것은 풍광도 거리도 그리고 건물도 아닌 우리와 다른 사람일 것이다. 그것도 정말이지 엄청나게 비대한 사람들이다.

내가 전에 미국에서 공부할 때, 그러니까 거의 20년 전에는, 미국인들이 지금처럼 비대하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그때도 비대한 미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며, 특히 내가 일하던 학교 식당 주방 문 밖에서 엄청나게 큰 햄버거를 입에 넣고 있던 OUPD의 한 경찰관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긴 하다.

그러나 교환교수로 생활하기 위해 다시 찾은 이곳 워싱턴주에서 2002년 여름 현재 내가 만나는 미국인들은 거의 대부분, 그러니까 아무리 적게 잡아도 70 % 이상, 비대한 몸집을 끌고 다니고 있었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그 비대함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정형외과 환자들이나 사용함직한 보조기구를 이용하거나 버스에 오르는데 장애인 리프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있었다. 앞뒤로 수박 큰 것 여러통씩 매달고 다니는 여자들도 수두룩했다. 그 여자들이 움직일 때는 그 많은 살들이 제각기 출렁거리며 뛰 놀고 있었으며, 마치 고함이라도 지르며 몸 밖으로 빠져 나가려는 듯이 털털거리고 있었다.

물론 남성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경찰관, 은행원, 옷 가게 주인, 식품점 주인, 911 대원 가릴 것 없이 대부분 우리 한국사람 기준으로 보면 비대했다. 심지어 학교 선생님들도 비대했다. 내가 한국에서 신체검사 받을 때 과체중 판정을 받았으니 그걸로 판단하자면 이들은 100 % 과체중이고, 80 % 비만계층이다.

도대체 이들은 어쩌자고 저렇게 비대할까? 그들은 왜 그렇게 비대해져 있을까? 아, 그들은 끊임없이 먹어대고 있었다. 손가락보다 더 굵은 치즈를 운전하면서 여러개씩 먹어댔으며, 아이스크림은 아예 큰 물통만한 것을 무릎 사이에 끼고 먹어댔다. 피자를 들고 다니며 먹어댔고, 음료수는 먹다 버리며 마셔댔다. 먹거리를 주체할 수 없는 이들은 아마 먹어대서 없애려는 사람들처럼 길거리에서, 거실에서, 운전하면서, 구경하면서 먹어대고 있었다. TV에서 날씬한 여자들이 갖은 선전을 해대는데도 그들은 그걸 보면서 먹고 있었다.

어쩌다 날씬한 사람들은, 물론 이들도 한국 사람들 평균보다 조금 더 뚱뚱하지만, 아마 상류층에 속한 귀부인들이나 고급 공무원들이었다. 그리고 드라마스쿨의 교수들은 대체로 날씬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캠퍼스를 빨리 걸어다니거나 뛰고 있었으며,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좋은 집에 살면서 철저히 자기 몸 관리를 했다. 아침엔 개를 데리고 호숫가를 뛰고 있었으며 먹을 것도 절제하면서 탐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리고 또 날씬한 사람은, 아니 비대해지기 전 사람들은, 어린 아이들이었다. 특히 여자 아이들은 인형보다 더 예뻤고 말할 수 없이 귀여웠고 날씬했다. 아니 살찌기 전이었다. 엄마와 같이 걸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마치 코끼리 옆에 작은 사슴 한마리가 따라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저 애들도 이윽고 엄마들처럼 비대해질 것이다. 그들이 먹는 습관과 음식물을 바꾸지 않는 한.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면 그들도 조금씩 부풀어 가고 있지 않은가.

한국 여성들처럼 날씬한 여성들은 없을 것이다. 물론 아줌마들 중에는 많이 먹어서, 그리고 운동 부족으로, 비대한 사람들도 있긴 하다. 백화점에서 시장에서 간혹 만나게 되는 그런 아줌마들은 최근에 바뀐 식습관 때문에 비대해져 있지만 그들도 식습관을 바꾸면 이내 날씬한 모습으로 바뀔 것이어서 그 비대함도 그렇게 심각한 편은 아니다.

그런가하면 결혼하기 전 한국 여성들은 전혀 비대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너무 말랐다. 그것이 아침 굶고 점심 건너 뛰고 저녁 참고 이루어낸 성과여서 건강이나 체력에는 문제가 있지만 말이다. 이곳에선 아무리 결혼 전 여성이라 해도 한국 여성들처럼 마른 여성들을 만나기란 대단히 힘들다. 왜냐하면 그들도 역시 먹어대고 있었으니까.

우리 한국 음식처럼 몸에 들어 맞는 음식은 아마 세계에서 찾아 보기 힘들 것이다. 배불리 먹어도 살 찌지 않는 그런 음식 말이다. 미국에 와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비대한 그들이었다. 아, 미국은 정말 저렇게 먹어대서 어쩔 것인가. 미국은 온 세계를 삼키고 있으며, 미국인은 갖은 음식들을 쑤셔 넣고 있으니 말이다.

2002년 여름, 미국 대통령은 이락과 전쟁을 하기 위해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었으며, 미국인들은 점점 비대해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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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들의 비대한 천국  김정호  2002-09-19
05:53:47
     Re.marvellous observations  이해영  2002-09-19
23:00:54
       Re..You got it!  김정호  2002-09-21
20: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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